육아결혼노후

ABCD 이론과 만혼, 비혼

소피스트박 2022. 10. 18. 14:16
반응형

ABCD 이론을 이론이라고 말하는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사람을 등급으로 분류한다는 자체가 비 도덕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여하튼 결혼율의 저하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 간략히 소개한다. 흔히 말하는 결혼시장에는 “많이 배운 여성은 결혼하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즉, ‘ABCD 이론’이다. 학력과 직업이 다 좋은 ‘골드 미스’가 왜 결혼을 못하는지를 분석한 이론으로, A급 남성은 B급 여성과, B급 남성은 C급 여성과 결혼하기 때문에 결국 결혼시장에는 A급 여성과 D급 남성만 남는다는 것이다.

통계로도 확인되었으며, 잠시 신문의 보도 내용을 보자.
[11년 모 신문기사]
29세(여성 평균 결혼연령) 이상 미혼 여성 129만2400명 중에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이는 82만29명이다. 미혼 여성 63.1%가 대학을 나왔단 얘기다. 반면에 32세(남성 평균 결혼연령) 미혼 남성 159만7229명 중 대학을 졸업한 이는 71만5565명(44.9%)에 그쳤다. 조사 대상 미혼 남녀를 놓고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30만4830명 더 많지만 대졸 이상은 여성이 10만4464명 더 많다. 대학원 이상은 차이가 더 벌어진다. 지난해 기준 대학원을 졸업한 미혼 여성은 9만8745명, 대학원을 나온 남성(5만8061명)보다 70.1% 많다.
반면에 남성은 고졸 미혼자가 66만4839명에 달한다. 같은 학력의 여성보다 27만7781명 더 많다. 중졸 이하의 남성 미혼자(21만6827명)도 여성(8만5312명)보다 훨씬 많다.
고소득과 높은 학력을 겸비한 여성들이 그 이상의 배우자를 만나기를 원하는데 배우자로써의 통계적인 수치와 더불어 현실적으로 이러한 상대를 만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결혼 적령기의 성인을 A,B,C,D 급으로 분류한다는게 말이 안 되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가정이 존재한다고 하면, A급 여성과 D급 남성이 남게 되어서 A급 여성은 결혼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A급 여성이 D급 남성과 결혼하거나 연애를 하면 화제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잘난 여자’의 전형이다. 이민자 광부의 딸로 태어나 맬버른 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후 국회의원과 노동당 대표, 부총리를 거쳐 호주 사상 첫 여성 총리의 자리에 올랐다. 페미니스트 성향에 용모까지 수려하다. 이런 그녀가 외국 순방을 다닐 때면 ‘동거남’을 동행한다.
2011년 4월 한국을 방문할 때도 동행했던 동거남 팀 매티슨은 미용사 출신이다. 2006년 손님과 미용사 관계로 만나 사실혼 관계로 발전했다. 잘난 여자를 잡은 탓에 매티슨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초대받지 못한 영국 윌리엄 왕자 결혼식에 초청장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이와 유사할 수 있는 얼마 전 교제 3년 만에 결별했지만 배우 ㄱ씨와 ㄹ씨는 ‘미녀와 야수’ 커플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배우 경력이나 외모 면에서 잘난 여자와 못난 남자 커플의 예를 보여준 탓에 장안의 화제가 됐고 그런 만큼 결별 소식에 팬들은 안타까워했다.
1985년에는 명문여대 졸업생과 초등학교 중퇴 풀빵장수가 부부가 된 사연이 매스컴을 달군 적이 있다. 해당 여대에서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풀빵 불매운동을 벌이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이러한 ABCD 이론을 주장하면서 결혼이 어렵다는 이야기 보다는 사회 경제적으로 결혼적령기의 남성, 여성들이 결혼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더 클 것이다.
즉, 월급 수준은 과거와 비교해서 제자리걸음인데, 결혼비용과 보금자리인 주택은 해마다 상승하고, 결혼 후 양육 부담, 노후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문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만혼의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출생율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를 위해서 기업적,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은 비정규직 및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책임있는 의식과 행동이 요구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업종을 침범하지 않는 상도덕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해결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편으로, 예비 신혼부부들은 개인의 일생에 대한 재무 설계를 꼼꼼히 계획하여 소비를 절제하고 근검절약하여 풍요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실천적 행동이 요구된다.
나의 제자 중에 한명은 군 제대 후 미국 어학연수를 갔다가 대학은 중퇴하고, 미국에서 모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학생이 가진 것은 컴퓨터에 대한 기본 지식과 성실함이 전부였다. 모텔 사장은 학생의 성실함을 인지하고, 간혹 컴퓨터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고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그 학생에게 모텔을 전적으로 맡기면서 일정한 금액만을 요구하였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 학생은 그 모텔을 인수하였고, 현재 미국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명문 주립대 졸업생인 재미교포 2세 여성과 결혼해서 현재 모텔을 여러 개 운영하면서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러한 사연도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사례일 것이다.


반응형